제2시기는 정치경제적 구조의 측면에서 보면 친미반공 분단종속체제가 새로운 재생산 메커니즘을 확립하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는데, 5․16군사쿠데타에 의해 1년 만에 새로운 정치경제적 구조로 재편되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5․16군사쿠데타로 출현한 군부파시즘은 종속적 자본주의화에 조응하는 최적의 정치체제였다. 제3시기와 제4시기는 1960년대 종속적 자본주의화의 제모순이 현상화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치적 위기에 대응하여 지배체제의 변화가 이뤄지는, 유신체제의 성립에 분기점을 두고 있다. 유신체제는 정치적으로는 1960년대까지의 형식적인 민주주의 자체를 제도적으로 허구화시키면서 군부파시즘 체제를 보다 폭력적인 성격으로 재편하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적으로는 위기에 처한 예속독점자본의 자본축적 구조를 전면적으로 보강함으로써 지배체제의 경제적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적인 군부파시즘하의 이러한 독점적 자본축적은 한편으로는 반파시즘 민주화운동의 고양을,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계급의 경제적 진출 및 생존권투쟁의 고양을 가능케 했다. 유신체제 이후 제4시기의 사회운동은 반파시즘 민주화운동과 기층민중의 생존권 투쟁이 결합되면서 1980년대의 변혁적 사회운동의 기반이 조성되어 가는 시리고 규정될 수 있다.


1984년 민청련의 CNP와 1985년 박현채, 이대근 교수에 의해 본격화 된 사구체논쟁은 당시의 상황 속에서 제기된 ‘당면 정세에 대한 인식의 문제’, ‘2․12 총선에 대한 대응의 문제’ 등에서 이를 규정하는 ‘한국사회의 성격과 모순(외세와 군사정권의 관계)’, ‘운동주체 설정(특히 기층과 중간층의 문제)’, ‘운동방식과 당면 과제 설정’ 등에 이르기까지 초보적이나마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각 운동세력은 사상이론적 편차에 따라 CDR론, NDR론, PDR론으로 갈라진다. 이를 도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사회구성체

(=모순구조)

모순관계

변혁운동의 동력

변혁의 단계

CDR

좌파

주변부자본주의론

군부독재-민중

외세 및 독재-민중

*주체세력-민중연합(노동자,농민,도시빈민,진보적지식인)

*기층민중의 역량 과소평가

시민민주변혁론

반파쇼투쟁

→반제투쟁

우파

(탈계급적)주자론

NDR

신식민지예속

국가독점자본주의론

제국주의, 파쇼,

국내독점자본-민중

(파쇼의 상대적

자율성 인정)

*주체세력-노동계급

*연대세력-농민,도시빈민,진보적지식인,청년학생

*제휴세력-도시중산층,소부르주아,자유주의자

민족민주변혁론

반제반파쇼투쟁

PDR

국가독점자본주의론

제국주의, 군부정권

국내독점자본-민중

(국내독점자본의

규정성을 강조)

*주체세력-노동계급

*연대세력-농민,도시빈민

*제휴세력-학생,진보적지식인,도시중산층(중간계층을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민중민주변혁론

(1단계변혁론)

반제반파쇼투쟁



이 논쟁은 일단 다수의 동의를 얻은 NDR론의 잠정적인 승리로 귀결되지만, '민족문제'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애매했으므로 반제투쟁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소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후 식민지 반봉건사회론 NLPDR론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사구체논쟁, 즉 NL대 반NL노선의 대립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쟁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CNP논쟁은 “첫째, 한국사회의 성격에 대한 최초의 논쟁으로 변혁운동의 성격과 방향을 제시하는 과학적 운동론의 자주적인 정립의 분기점이었고, 둘째, 소시민적 인식이 비판극복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셋째, 변혁운동의 계급적 기초에 대한 인식 위에서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극복을 주 내용으로 하는 운동성격이 강조되고 그 전략전술적 논의가 심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넷째, 한국사회의 모순과 변혁주체에 대한 해명을 통해 노동계급의 헤게모니에 입각한 민중주체의 ‘원칙’을 연합전선의 형성과 같은 구체적실천적 차원에서 명확히 정립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1986년에는 변혁론을 과학적으로 정립하고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변혁운동의 주체, 변혁운동의 성격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성격과 모순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그 이해의 편차에 따라 한국사회의 성격에 대한 두 가지의 대립적인 견해가 제출되었다. 그해 봄에 결성된 ‘반미자주화 반파쇼민주화 투쟁위원회’(이하 자민투) 계열에서 제시한 ‘식민지반봉건사회론’(이하 식반론)과 ‘반제반파쇼 민족민주투쟁위원회’(이하 민민투)가 제시한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론’(이하 신식국독자론)이 그것이다.


우선 식반론은 한국사회가 사구체상으로는 자본주의이지만, 사회성격상으로는 식민지 반봉건사회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이론은 한국사회의 기본모순은 외세와 민중간의 민족모순이며, 한국의 정권은 외세에 의해 규정되는 ‘꼭두각시 정권’이라 규정하며 따라서 한국 변혁운동은 반제반봉건적 성격을 갖는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변혁론(NLPDR:National Liberation People's Democratic Revolution)이라고 정식화 했다. 이에 반해 신식국독자론은 한국자본주의가 자유경쟁자본주의(산업자본주의) 단계는 거치지 않았지만 이미 독점단계에 도달했고, 한국자본주의의 대외 종속성(신식민지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합법칙적 발전논리가 전일적으로 관철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이 논쟁은 NL그룹(자민투를 중심으로 하는 민족해방)이 제국주의의 지배문제를 전면화시킴으로써 제국주의적 규정성과 한국 자본주의의 특수성 파악이라는 이론적 과제를 명확히 했고, CA그룹(Constituent Assembly)
은 이전의 다소 불완전했던 ‘예속국독자론’, ‘신식국독자론’을 체계적인 ‘신식국독자론’으로 발전시켜 이후 더 높은 차원의 논쟁의 토대를 형성했다. 그러니까 1988년 이후에 NL-CA(ND, PD)논쟁은 저간의 심화된 논쟁을 통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각주는 생략함
Posted by 인씨투 액트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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